부제 : 구글의 이해되지 않는 인재와 프로젝트 관리

구글은 한국에서 입사 지원을 늘리기 위한 한가지 방편으로 구글 나이트(Google Night)라는 행사를 가졌고, 몇개의 대학에서 입사 지원 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 행사들은 개발팀에서 진행하는 경우도 있고, 홍보팀과 협업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지금까지 한국의 제 1호 구글 개발자인 이준영님이 반드시 참여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팔글에서는 미국 본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할 기회가 있었고, 구글 나이트와 이준영님과의 인터뷰에서도 구글의 내부 프로젝트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들을 수 있었지만, 좀체로 믿어지진 않았다. 이준영님이 구글러로서 가장 좋았던 점은 바로 한국에서와는 달리 “사람때문에 오는 스트레스가 전혀 없다”라고 말하고 있다.

개발이라고 하는 것은 협업의 결정체이고, 현대에 와서 거대해진 컴퓨팅 프로젝트는 이미 혼자서는 아무런 것도 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가 없다. 한두명이 모여 게임을 개발하고,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자본시장이 인터넷과 컴퓨팅 업체들에 직접적인 투자를 하면서 규모의 경제가 형성되고, 그런 시장에 개인이 참여할 개연성은 너무 작아져버렸다.(지금의 인터넷 시장은 이미 영화계와 흡사해져 버렸다. 독립영화의 설자리가 영화산업이 커졌다고 해도 예전보다 쉽게 일반인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구글에서는 혼자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2인 이상, 주로 4인 정도가 한 프로젝트에 관여된다고 한다. 프로젝트는 어떻게 회사의 지원을 받고, 다른 구글러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까? 그리고, 프로젝트 리더가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원활하게 개발이 진척될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개인의 성과 측정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이 부분에 대해서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이렇다. 구글은 사내 인트라 네트워크에 마음대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올릴 수 있다. 그리고, 수많은 구글러들이 시간날 때 그것을 검토해서 코멘트를 한다. 기획의 완성도는 코멘트의 갯수와 질에 따라 평가를 하고, 프로젝트 참여자는 코멘트를 쓴 구글러를 대상으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이런 프로세스를 이해하기 위해서, 구글의 플렛한 인사 구조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구글은 PM이라고 해서 개발자 위에 군림하고 있지 않다. PM의 목표는 개발자가 원활히 일을 진행하기 위한 도우미 역할일 뿐이고, 협업에 참여한 개발자들도 마찬가지로 누가 누구에게 지시하는 관계는 아니다. 모든 협업은 “부탁”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서 한가지 의문, “부탁”을 받아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이 부분을 해소할 수 있는 시스템이 바로 한 사람의 인사 고과에 프로젝트 참여자의 코멘트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즉, 내가 다른 구글러를 도와주지 않으면 구글에서 점점 설자리를 잃어간다는 의미가 된다.

이런 식으로 현재 구글에는 수백개의 프로젝트가 진행중에 있으며, 이 모든 것이 20%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만약, 구글러가 개발보다는 연구를 하고 싶다면 어떻게 될까? 구글 본사에는 매일 수많은 세미나가 열리며, 세미나는 개발만이 아니라 물리학, 화학, 통신, 반도체 등 전자공학까지 포괄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구글러들의 평판이 자신의 인사고과에 반영되기 때문에 다른 구글러들에 도움을 요청할 때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과연 이런식으로 초대형 프로젝트가 만들어지고 운영될 수 있을까?

이런 식의 운영이 좋은 점은 개인간의 마찰이 줄어들고, 개인 자신의 능률을 극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개발 자체의 성과는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에서 중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수익과 연결되지 않는다면, 환상적인 개발 환경도 오래가지는 못한다. 구글이 이런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이유는 애드워즈와 애드센스, 그리고 주식시장에서 동원할 수 있는 현금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구글은 개발과 수익을 직접적으로 연관시키지 않고 있다. 다시 말해서, 어떤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 수익을 얼마나 낼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구글코리아의 R&D센터장으로 있는 조원규님은 이런 시스템을 두고 다른 기업과 DNA가 다르다라고 표현한다. 이런 DNA가 한국에서 그대로 사용될 수 있는지를 다음 편에서 알아보기로 한다.

이전의 글에서는 구글 내부의 프로젝트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살펴봤다. 그리고, 구글코리아에서 이런 식의 환경이 과연 성공적으로 장착될 수 있을까라는 것으로 마무리를 했다.

이런 이상한 시스템이 작동되기 위해서는 다음의 두가지가 선행되어야 한다.

1. 확고한 수익이 존재
2. 구글러들 서로가 믿을 수 있는 신뢰감 형성

이 두가지 요소 중 어느 하나라도 상실된다면, 단언컨데 구글러들의 업무 효율은 극도로 떨어지게 된다. 이 것은 구글이 검색과 광고, 그리고 대용량 스토리지에 관련된 그 어떤 작은 사실도 외부에 알리지 않는 것과, 직원을 뽑는데에 타협을 하지 않는 모습을 설명할 수 있게 해준다.

미국의 구글 입사 성공률은 0.5%, 즉 1000명 중 다섯명만이 입사한다고 하며, 국내에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사실 구글러라면 미국에서건 한국에서건 입사하는 방식은 동일하며, 전세계를 같은 기준으로 선별하기 때문에 어느 나라의 구글러라고 능력이 높다고 혹은 낮다고 할 수는 없다.(이 방식을 피해가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구글에 인수당하는 것이다. 구글은 회사를 인수할 때 조차도 - 광고를 제외한다면 - 그 회사의 인재를 우선으로 본다.)

구글러들 사이에선 서로가 서로의 능력에 대해서 의심을 하지 않기 때문에, 상호간의 존중이 생기고, 누가 누구의 위에 군림하지 않기 때문에 강제로 무엇을 지시하는 일은 없다. 그런 환경에서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개인들이 일정 수준 위에 있기 때문이다. 즉, 시키지 않아도 맡은 바 업무를 알아서 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 이상은 된다는 의미다.

이런 전체 구글러의 능력치는 다른 회사가 구글을 벤치마킹하기에 대단히 어렵게 만든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사람을 뽑을 때는 자리에 맞는 능력치를 보유한 사람을 뽑는다. 이 방법은 개인의 투입자원 대비 산출량을 극대화하려는 의도이지만, 그 대신 커뮤니케이션에 드는 비용을 극적으로 확대시켜버려서, 프로젝트가 커질수록 낭비되는 자원이 많아진다.

확실한 것은 구글에서 작은 프로젝트를 하는 자체가 상당히 비생산적이라는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구글 내부에서는 서버 1000대 정도를 핸드링할 수 있는 환경이 개개인에게 제공되며, 구글 인프라라는 개발 환경을 이용해서 전세계에 서비스할 수 있을 정도의 자원을 테스트 환경에서 제공받을 수 있다.

이런 시스템이 한국에서 그대로 통할 수 있을까?

이준영님은 팔글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에서 구글 시스템이 그대로 통한다는 사실에 본인도 놀라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정말 많은 스톡옵션을 받은 창립 멤버들이 가장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귀뜸도 해주었다.

전세계에서 통용되는 구글 시스템이 한국에서 통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구글코리아 R&D센터장인 조원규 대표는 대표직에 오른지 한달이 됐을 때 구글 시스템이 한국에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지만, 현재에 와서는 구글 DNA가 한국에서도 통용되고, 웹서비스 업체의 생태계에도 일정부분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야심찬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팔글에서는 구글의 이러한 성공적인 배경에 위의 두가지 요소 말고도 구글러들의 공격적인 충원도 한 몫 했다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기업이 일정 규모로 커지면 구글이라 할지라도 직원을 내보내야 하는 일이 생길 것이다. 기업에 대한, 그리고 구글러 사이의 신뢰감이 깨질 수 있는 정리해고가 필요한 시점이 될 때까지, 구글 시스템은 원활히 작동될 것 같다.

마술과도 같은 구글이라는 기업의 R&D 부분은 사실 기업이라기 보다는 연구실이나 대학에 가깝게 운영되고 있다. 그리고, 피터 드러커의 말처럼, R&D를 이런 규모로 다룰 수 있는 기업은 IBM과 같은 글로벌 기업이 아니면 불가능하고, 따라서 구글을 추격할 수 있는 기업은 MS 혹은 야후 정도 밖에는 없는 것이다.

80년대부터 컴퓨터 업계에서는 MS와는 경쟁하지 말라라는 격언이 있었다. 그리고, 아마도 당분간은 구글과 경쟁하지 말라라는 격언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펌 URL : http://www.palgle.com/2007/06/24/google-inner-system-1/
Posted by ican2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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